이 글의 목적
이 글은 철권7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초보자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모은 것인데, 내가 녹단(9단)이었을 때 이 글을 처음 썼고 그 후 첨삭했다. 이 글은 대체로 숫자단(1~3단), 액자단(4~7단)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녹단(8~11단)도 어느 정도 참고가 될 것이다.
철권은 많이 하면 는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중수, 고수가 된다. 그래서 비교적 편한 마음으로 오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키보드 설정을 하지 않은 분들은 동시 입력을 설정해야 하므로 다음 관련 글을 참조하시라.
참고: 철권7 PC 키보드 활용법
환영 인사
철권을 시작하다니, 온갖 고인물 괴수들이 날뛰는 곳에 온 것을 환영한다. 원래 사람끼리 하는 게임이 재미있긴 하지만 이기기 힘들다. 특히 철권은 쌩초보(청정수)가 별로 없고 대체로 경험자들이다. 예전에는 9급부터 시작하여 1급까지 있고 그 다음은 1단으로 올라가는 계급 체계였는데, 초보가 없다보니 9급~1급에 폐지되고 시작부터 1단이다.
철권은 취향에 맞으면 참 재미 있는 게임이니, 귀하가 좌절의 골짜기를 건너 생존하기를 기원한다.
캐릭터 선택
현재 철권7에는 51개의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 성능이 조금씩 차이 나긴 하지만 초보, 중수 입장에서는 큰 차이 없고 모두 좋다. 따라서 자신이 보기에 멋진 것을 택하면 되는데, 기술 커맨드가 어려운 캐릭터를 첫 캐릭터로 선택하지 않기를 권한다.
커맨드가 어려운 캐릭터는 대표적으로 카즈야, (노멀) 진, 데빌 진, 헤이하치 등 풍신류인데, 풍신 스텝을 조이스틱으로 하든 키보드로 하든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앞, 중립, 아래, 대각선 아래). 다만 초보를 위한 어시스트 키를 쓰면 대표적인 기술은 간단하게 쓸 수 있지만, 실력이 늘면 어시스트 키를 거의 쓰지 않는다.
참고: 철권7 PC 키보드 활용법
그 외에 고우키, 기스도 고난이도라고 한다.
기본 공격 기술 익히기
메인 화면 > Offline > 아케이드 또는 연습 선택
초보가 가장 쉽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상대가 뭘 하든 신경 쓰지 말고 나의 주력 기술을 쓰는 것이다. 주요 공격 패턴은 유튜브에서 '철권 <캐릭터명>' + '기본기' 또는 '날먹' 등으로 검색하면 여러 영상이 나오는데, 쉽고 간단한 기술부터 보고 연습한다. 대체로, 하단 기술 한 가지와 상대를 공중으로 띄우고 공중 콤보를 하는 기술 한 가지에 익숙해지면 이길 가능성이 확 올라간다. 공중 콤보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처음에는 어려운 걸로 하지 말고 쉬운 걸로 하자.
기술 커맨드를 확인하려면 연습 모드에서 메뉴 버튼 > 행동 설정 > 커맨드 목록(또는 샘플 콤보)을 누른다.
온라인 매치
역시 철권은 사람한테 맞아야 제 맛... 아니, 사람과 대치했을 때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온라인 대전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본인의 랭크에 맞게 하는 랭크 매치가 있고, 랭크 상관없는 플레이어 매치가 있다. 초보는 그나마 실력이 비슷한 랭크 매치가 적당하고, 상대도 많다.
초보 멘탈 보호 1: 섞어서 하기
초보 멘탈 보호를 위해 연습(또는 아케이드, 트레져), 실전, 리플레이 보기를 섞어서 하는 게 좋다. 이러면 고통이 대략 3분의 1로 확 줄어들고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실력을 올릴 수 있다.
예전에 오락실에 모여서 게임할 때는 고통이 좀 적었고 전체적으로 오락실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 왜냐하면 몇 백원씩 돈을 계속 넣기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있으니 졌으면 일단 일어서야 한다. 그러면 흥분이 좀 가라앉고, 남들 하는 거 보면서 배울 수도 있다. PC용 철권도 이렇게 하면 된다. 졌으면 리플레이를 보면서 올라간 혈압을 낮추자. 앞, 뒤 버튼을 눌러 얻어 맞는 구간을 반복해서 보면 그 상황에 익숙해지고 다음에는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
초보 멘탈 보호 2: 온라인 매치에서 연습하기
오프라인으로 연습하면 긴장감이 없어서 오래 못하고, 온라인으로 대전하면 정신이 없어서 평소 알던 기술도 잘 안 나온다. 이럴 때 다양한 기술을 써서 이기려 하지 말고 온라인 매치에서 한 가지씩 연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띄우는 기술 한 가지와 공중 콤보를 정해서 손에 익을 때까지 주야장천 시도한다. 연습 삼아 하는 것으로, 져도 정신적인 데미지가 없다. 또는 잡기만 연습하거나 하단 공격을 집중적으로 해 볼 수도 있다.
빡침의 유형
내 실력이 모자라서, 또는 상대의 전술에 말려들어 줘터지면 화가 난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여 숫자단에서 싸우다 보면 초보가 볼 때 초고수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사실 고수는 아니고, 초보 골려주러 온 사람도 아니고, 초보는 초보인데 아직 액자단(4~7단)에 못 올라갔거나 올라갔다가도 떨어진 사람이다. '양학러'라고 해서 계급 조작해서 초보 구역에 오는 넘들이 가끔 있긴 하다. 아무튼 처음 시작하면 장기간 얻어 맞게 된다. 숫자단을 거쳐 액자단 중간 쯤 올라가면 비로소 이러한 불균형이 해소되고 승률이 반반이 된다.
그 다음은 상대가 주접을 떠는 경우이다. 레버를 빨리 움직여 앞뒤로 바르르 떨거나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바퀴벌레 시늉을 내는 것(티배깅), 기를 모으는 것, 승리 후 영상을 스킵하지 않고 다 보는 것, 승부가 나자마자 프로그램을 강제 종료하고 나가는 것(샷건), 승부가 나기 전에 랜선을 뽑거나 연결을 해제하는 것(랜뽑) 등이 있다. 특히 화랑은 승리 멘트를 한국말로 하므로 듣고 심리적 데미지가 크리티컬로 박힌다. 그나마 철권은 채팅이 안 되므로 말로 주접 떠는 건 안 봐도 된다.
빡치는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핵심은 지는 것인데, 이 게임은 아무리 고수라도 게임의 절반은 질 수 밖에 없다. 이기려는 욕망은 좋지만 져도 너무 열 받지는 말자. 승패를 떠나 과정을 즐길 수 있으면 가장 좋다.
리플레이(배틀 로그)
메인 화면 > My Replays And Tips
어떤 상대에게 처절하게 깨지고, 하도 맞아서 정신이 혼미하다면 계속 도전해 봐야 극복하긴 어렵다. 상대가 주로 쓰는 기술들은 내가 얻어맞을 때는 엄청 강력해 보이지만 리플레이를 보면 상대가 허점 투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상대가 오죽하면 나랑 등급이 같겠나. 나만큼 못한다는 뜻이다.
우선 상대의 공격이 언제 끝나는지만 알아도 원투 등을 때려 반격할 수 있다. 특히 리플레이에서는 적절한 확정 반격을 제안해 준다.
서서 막기
상대의 상/중단 공격 막는 건 그냥 서 있어도 자동으로 막지만 이러면 안 맞아도 되는 후속타까지 맞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폴의 벽력장을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1타를 맞았다면, 뒤 방향 키를 눌러 방어를 하고 있으면 2타, 3타를 막는다. 그런데 그냥 서 있으면 2, 3타를 다 맞는다. 그래서 일단 상대의 연속 공격이 시작되면 뒤 방향 키를 누르면서 막아야 한다.
니가 와 전술
어떤 상대는 뒤로 계속 빼면서 내가 들어가도록 유도하는데, 보통 들어가는 쪽이 불리하다. 이럴 때 어설프게 들어가면 얻어 맞고 열이 받는다. 그냥 연습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뒤로 빼서 타임 오버될 때까지 같이 스텝 연습이나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실력이 점차 늘어가면서 앞대시로 접근한 후 방어를 하여 상대가 헛치거나 빈틈을 노출하도록 하거나, 중거리 기술 또는 뛰어가서 날아차기 등 공참각 류 기술을 써서 접근할 수 있다.
확정 반격 연습
메인 화면 > Offline > Practice에 들어가서 메뉴 버튼 > 행동 설정 > 확정 반격 연습
확정 반격(딜레이 캐치, 딜캐, Punishment)이란 상대가 큰 기술을 날렸는데 내가 막았으면 상대가 잠깐 경직되는데, 이 경직이 풀리기 전에 빠른 공격을 하면 무조건 때릴 수 있고, 이러한 빠른 공격을 확정 반격이라고 한다.
가장 간단한 확정 반격은 큰 공격을 막은 후 바로 원투를 내뻗는 것이다(거리가 가까운 경우). 이러한 확정 반격을 자주 해 주면 상대는 쉽사리 큰 공격을 하지 못하고 몸이 굳는다. 확정 반격의 다른 말은 응징인데, 상대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큰 기술을 썼고 내가 막았다면 바로 응징을 해 주는 게 도리다.
확정 반격의 다른 장점은 확정 반격 후 상황이 좋다는 것이다. 내가 확정 반격으로 원투라도 때렸다면 상대는 맞았으므로 잠깐 경직 상태가 된다. 그런 다음 둘이 동시에 주먹질을 하더라도 내가 먼저 때릴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상대가 잠깐 경직 상태이면 내가 프레임 상 이득이라고 하고 공격권이 있다고도 한다.
연습 모드에서 확정 반격을 연습해 보면 할만한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실전에서 성공시키기는 좀 어렵다. 상대가 한 기술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를 섞어서 하기 때문이다. 사실 확정 반격을 좀 할 정도가 되면 초보가 아니라 중수이다. 아무튼 초보라도 연습 모드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비교적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훈련이므로 자주 하면 좋다. 초보는 강력한 확정 반격을 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처음에는 그냥 원투만 해도 쓸만하다.
잡기
공격을 하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잡기도 도전해 보시라. 숫자단, 액자단에서는 잡기를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용기를 내어 상대에게 다가가서 몇 번 잡으면 상대의 튼튼한 방어가 허물어지고 엄한 공격을 남발하게 된다. 그러면 나는 가만히 막고만 있어도 공격 기회가 생긴다.
보통 경기가 내 공격, 상대 공격이 번갈아 가며 이뤄지는데, 내 공격을 할 차례에 앞으로 가서 잡거나, 상대가 막고 있을 때 원 잽, 또는 원투 펀치를 내민 다음 바로 잡는다. 상대는 나의 공격이 언제 끝날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잡기를 한 것이므로 잘 잡힌다. 뒤로 막 빼면서 현란하게(?) 스텝을 밟는 사람도 달려 가서 잡으면 순순히 잡혀 주는 경우가 많다.
기본 잡기는 왼손+왼발 또는 오른손+오른발인데 키보드로 한다면 동시 키 입력이 어려우므로 동시 키 설정을 해 주는 것이 좋다(맨 위에 관련 글 링크 참조). 약간 거리가 떨어져 있을 때는 앞 방향 키를 누른 채로 기본 잡기를 시전하면 팔을 멀리 뻗어 잡는다.
녹단(8~11단) 쯤 올라가면 사람들이 슬슬 잡기를 풀기 시작하는데, 기본 잡기는 풀어도 양손 잡기, 즉, 양손을 눌러야 풀 수 있는 잡기는 잘 못 푼다. 노랑단, 주황단에서도 잡기가 잘 먹히므로 익혀 두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다.
하단 공격이 들어올 때
초보는 상대의 하단 공격을 막을 수도 없지만 막으려고 하지도 않는 게 좋다. 하단 맞는 것에 신경이 쓰여 앉으면 공중에 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하단 공격을 하는 이유는 그걸로 큰 데미지를 주기 위한 게 아니다. 상대가 앉기를 바라기 때문에 자꾸 하단 공격을 하는 것이고, 상대가 하단을 몇 대 맞으면 앉기 시작하고, 그러면 공중으로 띄우고 화려한 공중 콤보가 펼쳐진다.
그래서 하단을 막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것이 중단 공격을 자주 하거나 컷킥(하단을 회피하면서 날아 차는 공격)을 할 수도 있는데 이런 공격들은 허점을 노출한다. 또는 하단 공격이 나오기 전에 백대시를 하여 뒤로 빠질 수도 있는데, 이 역시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철권은 결국 하단 싸움이므로 철권신 계급에 이르더라도 하단 공격에 대한 완벽한 대응은 불가능하다.
하단 막기
실력이 늘어가면서 결국 하단을 막기는 해야 하는데, 하단 막는 방법은 그냥 앉거나(아래 방향키) 뒤로 앉으면 되는데(뒤 방향키+ 아래 방향키), 일반적으로는 둘 중 아무거나 해도 된다. 그러나 드물게 하단 연속기가 있는 캐릭터가 있는데, 일단 하단 1타를 맞은 상황에서 하단 2타를 막으려면 뒤+아래 키로 앉아야 막을 수 있다(예: 킹의 하단 연속 2대~5대 차기, 요시미츠 또는 쿠니미츠의 하단 연속 돌려 차기). 또한 에디의 Jumping Jacks Evil Stinger와 같은 중단, 하단 연속기에서 중단을 서서 막고 난 다음 몸이 살짝 뒤로 밀리는데, 그 다음 하단은 뒤+아래 키로만 막을 수 있다.
하단 공격은 보고 막을 수 있는 게 있고 불가능한 게 있는데, 예를 들어 폴의 낙엽(벽력장의 첫 하단 공격)은 발동이 15프레임(0.25초)이고 풍신류(카즈야, 진, 헤이하치)의 나락은 23 프레임(0.38초) 이하라서 발동하는 걸 보고 막을 수 없고, 예측하여 미리 앉아야 막을 수 있는데 초보는 예측하기 힘들다.
30 프레임(0.5초)에 발동하는 느린 하단 공격은 리플레이에서 그 부분을 반복해서 보면서 눈에 익히는 게 좋다(또는 확정 반격 연습 모드 활용). 익숙해지면 막은 후 기상 공격으로 상대를 공중으로 띄우거나, 앞+아래 키로 하단 공격을 흘린 다음 줘패거나, 아예 맞기 전에 컷킥 등으로 띄울 수 있다. 다양한 캐릭터의 느린 하단 공격들이 나올 때 어느 정도 막을 정도가 되면 초보 단계는 벗어난 수준이다.
잡기 풀기
잡기를 가끔이라도 풀 정도면 초보를 벗어나는 단계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데, 일단 잡으려고 손을 내미는 동작이 10~15프레임이고 잡힌 후 풀 수 있는 시간이 15프레임 정도이다. 다 합쳐봐야 30프레임, 즉 0.5초이다. 그런데 손을 내미는 동작을 잡는 것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이게 잡는 공격인가 주먹질인가 하면서 멍 때리고 있다가 나중에 풀려고 하면 이미 늦었다. 따라서 상대가 손을 내미는 동작이 잡기라는 것을 인식하는 연습이 되어야 하고, 언제든 잡기가 나올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어야 한다.
그냥 아무 손이나 하나를 누르면 상대의 기본 잡기 두 가지는 풀 수 있다. 문제는 양손 잡기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 양손을 눌러 푸느냐, 한 손을 눌러 푸느냐를 고르게 된다. 초보라면 일단 한 손 풀기라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그 외에 특정 손을 눌러야 풀 수 있는 특수 잡기(커맨드 잡기)는 초보가 풀기 어렵다.
고수들은 잡기가 들어올 때 왼손이 위에 있느냐, 오른손이 위에 있느냐, 양손이 비슷하게 나오느냐를 보고 골라서 푼다. 경기에 출전할 정도의 실력이면 킹과 같은 특별한 캐릭터의 잡기를 제외하고 90% 이상 풀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고수라고 할 수 있는 파랑단도 손을 구분해서 풀기는 어렵다고 한다.
잡기 풀기 연습
연습 모드에서 메뉴 버튼 > 행동 설정 > 상대방의 행동 > 연속 재생 > 연속 재생 1 > 커맨드 목록 > 잡기 명령 선택(주로 목록 맨 아래에 '상대방에 다가가며'라는 문구가 붙어 있음) > 메뉴에서 빠져 나옴 > 옵션 버튼 + B 키
그러면 컴퓨터 상대가 계속 잡기를 시전할 것이고, 나는 푸는 연습을 한다. 해 보면 알겠지만, 연습 모드에서는 상대가 잡을 것을 예측하고 기다리고 있으므로 쉽게 풀 수 있다. 당연히 실전에서는 상황이 단순하지 않으므로 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상대의 움직임을 직접 입력하여 녹화하면 실전과 비슷하게 연습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에 설명한 단계에서 '연속 재생 1' 이후 '커맨드 목록'을 선택하지 않고 '녹화'를 선택하여 상대가 원투를 때린 후 잡기를 하도록 하고, 연속 재생 2에 하단 한 대 때린 후 잡기, 연속 재생 3에 중단기 때린 후 잡기 등의 여러 상황을 녹화해서 실행한다.
초보 졸업
위에서 말한 것들을 어느 정도 할 줄 알게 되면 아마 몇 주, 몇 달은 지났을 것이다. 계속 쳐맞기만 하던 뉴비는 어느덧 반짝이는 녹색 뱃지를 달고 꿋꿋하게 서 계시기를 바란다. 그런데 재미로 게임하는 것이니까 계급이 어디든 간에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
2021년 현재, 철권을 하는 사람들의 1/3이 녹단까지이므로 이를 초보로 분류할 수 있다. 그 다음 1/3은 노랑단, 주황단이므로 이를 중수로 분류하고, 나머지 1/3은 빨강단 위로서 이를 고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루리웹 철권 게시판 등 철권 커뮤니티에 가 보면 빨강단도 대체로 중수로 분류하는데, 철권을 많이 한 사람들이 눈이 좀 높거나 본인의 실력에 대해 겸손하다.
게임 난이도 조정
철권의 온라인 매치는 난이도 조정이 가능하다. 메뉴 버튼 > 설정 > 온라인 매치 난이도 조정 > 쉬움... 농담이고, 설정에서 조정하는 건 아니다. 액자단이나 녹단 쯤 올라갔는데 게임이 참 어렵다, 만만치 않다고 느껴지면 온라인 매치에서 계속 져 주면 된다. 그럼 계급이 떨어지니까 난이도가 쉬워진다.
그런데 져주려고 슬슬 게임해도 계급이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기본 실력이 있으니까 그렇다. 결국 이 게임이 쉽다, 어렵다는 건 어디를 쳐다보느냐에 달렸다. 위를 목표로 눈을 높이면 어렵게 느껴질 것이고, 아래로 내려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편하게 하면 게임이 참 널널해진다.
잡담: 제로의 영역
내 생각에 철권이 가장 재미 있을 때는 소위 제로의 영역, 즉 고도의 집중 상태에 접어드는 때인 것 같다. 평소의 지각의 한계를 넘어서 극히 민감한 상태로서, 상대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고, 여유롭게 대응까지 할 수 있다. 그러면서 마음은 차분하여 평정심을 이룬다.
내가 게임 속 캐릭터인지, 그 캐릭터가 나인지 모를 정도의 일체감을 느끼고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이 한계를 뛰어 넘어 에이전트들의 공격을 가볍게 받아 넘길 때 이런 기분일 것이다.
이렇게 고양감을 느끼는 상태에 자주 이르지는 않지만 집중하다 보면 가끔 느낀다. 나는 잡다하게 움직이거나 공격할 때보다 가만히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있을 때 더 집중 상태에 이르기 쉽다. 그런 측면에서 철권은 명상 수련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사실 게임 속의 내 캐릭터가 맞아도 그건 내가 아니므로 화를 낼 필요가 없다. 그냥 게임이다. 더 나아가, 일상 생활에서 내가 손해를 보거나 욕을 먹더라도 진정한 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못 미치므로 화를 낼 필요가 없다. 그냥 삶이다. 불교에서는 고정되거나 확정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빨강단 세이류 달성!
2021. 03: 400 시간, 녹단 폴 1160승
2021. 05: 600 시간, 주황단 달성, 안나 324승
2021. 09: 942 시간, 안나 2000승.
2022. 03: 1200 시간, 빨강단 세이류(22단) 달성, 아스카 1300승
재능이 있건, 없건, 반응 속도가 빠르건, 느리건 하다 보면 실력이 는다. 재미 붙여 보면 참 재미있는 게임이다.
very nice ^^
ReplyDeletei feel like gosu now :)
Well, can you read Korean? Thanks for reading :D
Deleteomg such helpful writing...
ReplyDeletemy pussy is wet!
xD
Delete좋아요 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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