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1, 2017

내가 쓴 소설: 이엉돈 PD의 착한 사랑 찾기 - 6편 예쁜 유나(완결)

소설 보기: 이 블로그에서 보기
1편: 아프리카TV 방송인 리나 - 사랑이란 이름의 집착
2편: 안마방 아가씨 유나 - 윤락녀의 사랑
3편4편: 유나와 상도, 그리고 남자들 - 윤락녀와 그녀의 남편
5편6편: 예쁜 유나
=======================================
상도의 직장.

상도: 휴... 아침에 내가 좀 심했어. 너무 무신경했어. 나도 짜증나긴 했지만 유나에게 짜증내면 안 되는 거였는데... 젠장. 맛있는 거라도 사 가야겠다. 닭 한 마리 사 갈까?

***

집. 유나가 쓰러져 있고 주변에는 술병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다.

상도: 유나야! 괜찮아? 일어나 봐! 도대체 소주를... 몇 병이나 마신 거야?

***

다음 날, 병실.

상도: 유나야, 정신이 좀 들어?

유나: 음...

상도: 너 정말 죽으려고 했니? 얼마나 마신 거야?

유나: 머리 아파.

상도: 당연히 아프겠지.

유나: 속도 아파.

상도: 위 세척했어. 좀 아플 거야. 근데 소주는 어디서 사왔어? 가게까지 나갔어?

유나: 배달...

상도: 쯥...

***

며칠 후. 집.

상도: 유나야, 짐 싸. 옷가지 하고, 네 약 챙기고.

유나: 왜?

상도: 우리 여행 가자.

유나: 어디로?

상도: 무인도.

유나: 무인도?

상도: 그래, 무인도. 서해. 섬 하나 알아 놨어. 아주 무인도는 아니고, 사람이 몇 명 없는 곳이야.

유나: 일은?

상도: 그만 뒀어. 어차피 임시직이었는데, 뭘.

유나: ... 돈은 있어?

상도: 돈은 걱정하지 마. 가자.

***

서해 섬.

상도: 유나야, 버너에 물 좀 올려 놔. 라면이나 먹자. 물고기는 내일 한 번 잡아 볼게.

유나: 응. 바람이 시원하다.

상도: 그렇지? 너, 이제 마스크 벗고 있어도 돼. 보는 사람도 없잖아.

유나: 상도 씨가 보잖아.

상도: 하하... 그럼 쓰고 있던지.

유나: 그럼 좀 벗을까?

상도: 그래. 그리고... 유나야.

유나: 왜?

상도: 미안해.

유나: 뭐가?

상도: 너... 얼굴 수술해 줬어야 했는데... 그럼 좀 나을 텐데.

유나: ... 돈이 없잖아.

상도: 내가 능력이 없어서, 미안해.

유나: 괜찮아. 능력은 내가 있었지.

상도: 하하... 그래, 네가 능력이 있었지. 이엉돈 씨였던가, 나보고 놀고 먹는 기둥 서방 아니냐고 했었잖아.

유나: 그래, 생각 난다. 하하.

상도: 하하하.

유나: 근데... 이제 우리 어떻게 살아?

상도: 걱정하지마. 아, 물 끓는다. 라면 먹고 살면 되지, 일단 오늘은.

유나: 정말 무인도로 왔네. 아, 저쪽편에 사람 산다고 했지?

상도: 그래.

유나: 미녀랑 못 와서 어떻해?

상도: 하하... 너랑 왔잖아.

유나: 전에 상도 씨가 남태평양의 섬으로 가자고 할 때 갈 걸.

상도: 그러게 말야.

유나: 내가 이렇게 될 줄 몰랐지.

상도: ... 다 익었다. 먹자.

유나: 응. 맛있다.

상도: 그래, 바다 보면서 먹으니까 맛있다.

유나: 김치하고 같이 먹어.

상도: 난 라면 먹을 때 김치 안 먹잖아.

유나: 자, 아.

상도: 아.

유나: 상도 씨, 이제 내 얼굴 볼 때 눈빛이 덜 흔들리네?

상도: 흔들리기는. 내 눈빛이 어때서.

유나: 내 생각 탓인가...

상도: 그래, 생각 탓이야.

***

몇 주 후. 모닥불 앞.

유나: 우리 이제 먹을 거 없어.

상도: 하나 남았어.

유나: 그 까만 봉지에 든 거? 그거 뭐야?

상도: 우리의 마지막 양식.

유나: 기대된다.

상도: 자, 여기. 청산가리야.

유나: ...

상도: ...

유나: 1인분?

상도: 하하... 치사하게 내가 1인분만 사왔겠냐? 나눠 먹으면 되지.

유나: 같이 죽게?

상도: 글쎄... 어떻게 할까?

유나: 상도 씨는 왜 죽으려고?

상도: 네가 죽으면 나도 죽게.

유나: 내가 죽으면? 왜 내가 먼저 마셔?

상도: 하하... 그럼 내가 먼저 마실까?

유나: 상도 씨는 살아.

상도: 너 없이 살까?

유나: 그래, 나 없이 잘 살아.

상도: 유나도 나 없이 잘 산다고 하면, 나도 살게.

유나: 그래, 그럼. 근데 무슨 청산가리를 웰치스 병에 넣었어?

상도: 음... 마실 때 끝맛이 좋으라고.

유나: 줘 봐.

상도: 마시게?

유나: 줘.

유나는 병에 든 걸 마셨다.

상도: 유나야...

유나: 포도맛이네?

상도: 응... 네가 좋아하는 딸기맛이 없더라.

유나: 남겨 줄까?

상도: ...

유나: 자.

상도가 남은 것을 마셨다.

유나: 맛있네.

상도: 너... 청산가리 안 넣은 거 알고 있었어?

유나: 아니. 우리 같이 죽는 거 아니었어?

상도: 아직. 50년만 기다려.

유나: 그래, 좀만 기다리면 되겠네.

상도: 자자.

유나: 응. 자자.

상도: 근데... 진짜 너 죽으려고 했던 거야?

유나: 아닌 거 알고 있었지.

상도: 어떻게 알았어?

유나: 내가 상도 씨 아내야. 눈만 보면 알아.

상도: 역시...

유나: 근데 청산가리 얘기는 왜 한 거야?

상도: 글쎄... 그걸 앞에다 딱 놓고, 자, 우리 먹고 죽을까, 아님 열심히 잘 살까, 뭐, 이런 식으로 비장하게 얘기하면서 뭔가 극적인 장면, 뭔가... 감동적인 순간? 이런 걸 생각했었지.

유나: 하하... 눈물 흘리면서 서로 손 잡고?

상도: 하하... 그래. 근데 내가 분위기 잡기도 전에 네가 마셔버리는 바람에...

유나: 좀 그럴듯한 병을 구하든지.

상도: 그래, 내가 준비가 부족했다.

유나: 괜찮아.

상도: 이리 와. 가까이 와.

유나: 응.

***

다음 날 아침.

유나: 우리 먹을 거 없는데... 이러다 굶어 죽는 거 아냐?

상도: 하하... 그러게. 청산가리 마시고도 안 죽었는데 굶어 죽다니...

유나: 반전이네.

상도: 하하... 나가야지. 육지로.

유나: 우리... 여기서 살면 안 될까?

상도: 그럴까? 가을 되면 추울 텐데... 그래, 좀더 있자.

***

몇 개월 후.

유나: 나 임신한 거 같아.

상도: ... 육지로 가자.

유나: 아니. 여기서 낳자.

상도: 위험해.

유나: 나... 여기가 편해. 남들 시선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상도: 그렇긴 하지만. 의사가 필요해.

유나: ... 상도 씨?

상도: 왜?

유나: 약속해 줘.

상도: 뭘?

유나: 아이를 살릴 거라고.

상도: ...

유나: 나는... 나를 선택하지 마.

상도: ...

유나: 약속해.

상도: ...

유나: 약속해.

상도: 알았어.

***

몇 개월 후 산부인과.

의사: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합니다. 죄송하지만 둘 다 살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상도: 태아를 살릴 수 있나요?

의사: 산모가 사망하면... 태아는 어쩌면 살릴 수도 있습니다.

상도: 아기를 살려 주세요.

의사: 정말입니까?

상도: 산모의... 유나의 의지예요.

***

며칠 후.

상도: 아가... 예쁘구나.

아기: ...

상도: 네 엄마도 아주 예뻤어. 나중에 사진 보여 줄게.

아기: ...

상도: 유나야, 난, 아기하고 잘 살게. 너 없이도. 꿋꿋하게. 행복하게. 웃으면서. 잘 살게.

상도는 유나가 남긴 쪽지를 다시 읽어 보았다.

(유나): 아기 이름은 나나로 하자. 나인 것처럼 생각하고 살아. 나나는 나의 일부야. 이젠 이 세상에 남겨진 나의 전부야.

상도: 그래, 알았어.

(유나): 고마워.

상도: 나도.

(유나): 미안해.

상도: 나도.

(유나): 울지 말고.

상도: 그... 그... 그래.

(유나): 안녕, 내 사랑. 사랑해.

상도: 나도... 사랑해.
=======================================
완결
=======================================
<<이전 편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