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1, 2017

내가 쓴 소설: 이엉돈 PD의 착한 사랑 찾기 - 5편 예쁜 유나

소설 보기: 이 블로그에서 보기
1편: 아프리카TV 방송인 리나 - 사랑이란 이름의 집착
2편: 안마방 아가씨 유나 - 윤락녀의 사랑
3편4편: 유나와 상도, 그리고 남자들 - 윤락녀와 그녀의 남편
5편6편: 예쁜 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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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신고만 하고 2년 동안 같이 살던 상도와 유나는 결혼식을 올렸다. 상도의 부모님은 유나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었고, 동생은 알고 있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유나에게는 부모님이 없다. 결혼 후 유나는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조그만 맥주집을 차렸다. 개장 후 일시적인 운인지, 유나의 미모 덕분인지 장사가 잘 되었다. 상도는 퇴근 후에 맥주집에 와서 일을 도와주었다.

상도: 휴... 드디어 오늘 장사가 끝났군. 유나야, 피곤하지?

유나: 피곤하기는. 장사가 잘 되니 다행이야.

상도: 그러게. 장사하다 돈 날리는 거 아닌가 했는데.

유나: 좀더 두고 봐야지.

상도: 네가 하는 거니까 잘 될 거야. 너 손님들한테 인기 좋더라?

유나: 그럼. 이 놈의 인기는 사그러들지를 않네.

상도: 하하하... 아예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고 매력을 과시하지 그러냐?

유나: 그럴까? 전에 일할 때 입던 반짝이 옷들 아직 안 버리고 있는데.

상도: 아직도 가지고 있냐?

유나: 아깝잖아. 비싼 옷이야.

상도: 맥주집에서 그런 옷은 좀 과한 거 같은데. 무슨 룸싸롱도 아니고.

유나: 뭐, 좀 어때.

상도: 알아서 해. 한 번 입어 보든지.

***

며칠 후. 상도의 직장.

상도: 음... 아예 직장을 그만 두고 유나 가게 운영에 전념해 볼까... 장사도 잘 되니까...

전화 벨이 울렸다.

상도: 여보세요?

상대방: 상도 씨인가요?

상도: 네, 맞습니다.

상대방: 119 구조대입니다. 부인 가게에 화재가 나서 지금 성모 병원으로 이송 중입니다. 상태가 위독하니 병원으로 와 주십시오.

상도: 네? 유나가요? 얼마나 위독한데요?

상대방: 전신에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롭습니다.

상도: 이런...

***

병원. 유나는 온몸에 피로 얼룩진 붕대를 감고 있었다. 붕대를 감지 않은 부분은 왼손 손목 아래 부분과 왼발뿐이었다. 얼굴과 머리도 모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상도: 선생님, 유나가 살아날 수 있겠죠?

의사: 네,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 경과를 더 살펴봐야겠지만, 안구도 손상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상도: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얼굴에도 화상을 입었나봐요?

의사: 좀 심합니다.

상도: 나중에 성형 수술을 하면 되겠죠?

의사: 글쎄요, 수술을 하긴 하겠지만, 원상 복구는 힘듭니다.

상도: ...

의사: 안면뿐 아니라 성대, 가슴, 오른팔, 오른다리 모두 정상이 아닙니다. 2도 화상이 전신에 45%, 3도 화상이 8%입니다. 부분적으로 인대와 신경을 다쳐서 유감스럽지만 불구가 될 것 같습니다.

상도: ...

한 남자가 상도에게 다가왔다.

남자: 상도 씨죠? 경찰입니다.

상도: 네, 왜 그러시죠?

남자: 조사 결과 방화는 아닌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는데, 불이 옆 건물에 옮겨 붙어 손해 배상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상도: 그래요?

남자: 그런데 화재 보험에는 가입하지 않으셨나요?

상도: 그게... 미처 못했네요.

남자: 곧 배상 청구 소송장이 댁으로 발송될 겁니다.

상도: 네...

***

며칠 후. 중환자실.

상도: 유나야? 일어 났어?

유나: 아... 여기가...

유나의 목소리는 탁하고 갈라졌다.

상도: 휴... 깨어났구나. 병원이야.

유나: 아... 아파.

상도: 아프지? 간호사! 환자가 깨어났어요. 유나야, 조금만 참아. 진통제 놔 주실 거야.

***

몇 주 후. 병실. 의사는 유나의 안면 붕대를 풀었다. 유나의 얼굴은 끔찍한 화상 흉터로 일그러져 있었다. 상도는 표정이 경직되었다.

의사: 유나 씨? 눈 떠 보세요.

유나: ...

의사: 보이세요?

유나: 네, 뿌옇게...

의사: 다행입니다. 곧 시력을 회복하실 거예요. 오후에 다시 오겠습니다.

유나: 상도 씨... 나, 지금 어떤 상태야?

상도: 화상을 좀 입어서... 차차 좋아질거야.

유나: 그래?

상도: 어. 괜찮을 거야.

유나: 얼굴은?

상도: 좀... 흉터가 있어.

유나: 거울 비춰봐.

상도: 유나야. 지금은 안정을 취해야 해.

유나: 거울.

상도: 안 돼.

유나: 그 정도야?

상도: 어느 정도 회복하고 나면 수술할 거야.

유나: 입술도 잘... 안 움직여.

상도: ...

유나: 내 목소리는? 계속 이러는 거야?

상도: 나아질 거야.

유나: 손도 잘 안 움직여. 오른쪽 발도.

상도: 재활 운동해야지.

유나: 나, 정말 어떤 상태야?

상도: ...

유나: 완전히 병신된 거야?

상도: 아냐. 완전히는 아냐.

유나: 상도 씨, 일은 어떻게 하고 여기 있어?

상도: 잠깐 휴직했어.

유나: ... 나 좀 쉴게.

상도: 그래, 푹 쉬어.

***

며칠 후 병실 화장실.

유나: 허억! 이게... 나? 이런 흉칙한... 괴물...

상도: ...

***

몇 주 후. 유나는 퇴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상도가 유나의 몸에서 진물을 닦고 있었다.

유나: 상도 씨, 나 얼굴 좀 가려줘.

상도: 왜 그래? 따가워?

유나: ... 가려 줘.

상도: ...

유나: 상도 씨, 아직도 내 얼굴 보는 게 익숙해지지 않지?

상도: ...

유나: 가려.

상도: 아냐. 그냥 놔 둬. 그래야 빨리 나아.

유나: 낫기는... 여기서 뭘 더 나아진다는 거야.

상도: 빨리 나아야 수술하지.

유나: 수술비는 있어?

상도: 마련해 봐야지.

***

상도의 회사. 부장과 함께 앉아 있다.

부장: 상도 씨, 요즘 몇 주 동안 매출이 많이 줄었던데.

상도: 네, 그게... 불경기라.

부장: 장부 조작하고 공금 횡령한 거 알고 있네.

상도: ...

부장: 사장님께 보고는 하지 않았어. 그간의 정을 봐서... 그냥 사표 내게.

상도: 부장님, 좀 봐주십시오. 지금 나가면 당장 먹고 살기가 힘듭니다.

부장: 횡령죄로 감옥 가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게.

상도: 그럼... 실업자 급여라도 받도록 해고 처리를 좀 해 주시면...

부장: 자네 정말 뻔뻔하구만.

상도: ...

***

몇 달 후. 새로 옮긴 월세방.

유나: 상도 씨, 나 불편해도 움직이고 걸어다닐 수도 있으니까, 우리 애 갖자.

상도: 아기?

유나: 그래. 우리도 애 낳아야지.

상도: 글쎄... 우리 형편에...

유나: 왜? 불구자는 애도 못 가져?

상도: ...

유나: 예쁜 딸 낳을 거야.

상도: 유나야...

유나: 낳을 거야. 밤에 하자. 안 보이면 상도 씨도 좀 낫겠지?

상도: ...

***

몇 개월 후. 산부인과.

의사: 임신 중독증이 상당히 심합니다. 간,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습니다. 화상의 후유증으로 보입니다.

상도: 태아가 위험한가요?

의사: 태아뿐 아니라 산모가 위험합니다. 유감스럽지만, 중절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유나: 안 돼요. 낳을 거예요.

의사: 지금 심한 두통에 시야 장애까지 있으신 분이... 폐부종도 발견되었습니다.

유나: 내가 죽어도 아기는 낳을 거예요.

상도: 유나야...

유나: 그런 줄 알고 있어요.

***

몇 주 후. 산부인과.

의사: 지금 산모가 의식 불명 상태입니다. 중절하셔야 합니다.

상도: 좀 더 기다려 보면...

의사: 아뇨. 생명이 위험합니다.

상도: ...

의사: 여기 보호자 동의서입니다. 서명하세요.

상도: ...

***

며칠 후. 집.

유나: 왜 중절했어? 왜 마음대로?

상도: 너 살리려고.

유나: 죽게 놔두지 그랬어.

상도: 뭐? 그렇게 죽고 싶냐?

유나: 네 눈에는 내가 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상도: 살아 있잖아.

유나: 이게 사는 거야?

상도: ...

유나: 대답해 봐. 이게 사는 거냐고?

상도: ...

유나: 난 이제 아무 것도 아냐. 병신에, 얼굴도 망가지고, 애도 못 낳고.

상도: ...

유나: 집 밖에도 못 나가. 일도 못해. 여자 노릇도 못해.

상도: ...

유나: 내가 전에 일할 때 친하게 지내던 여자 하나 있는데, 소개해 줄까?

상도: 무슨 소리야.

유나: 그 친구, 내가 좀 도와준 것도 있고 하니, 상도 씨랑 잠 좀 자 달라고 하면 해 줄 거야.

상도: 하...

유나: 상도 씨도 스트레스 풀어야지. 병신 마누라 데리고 사는 것도 지긋지긋할 텐데.

상도: 그만 해라.

유나: 상도 씨도 불쌍해. 왜 아직 나랑 같이 살고 있어?

상도: ...

유나: 왜 같이 살고 있나고?

상도: ...

유나: 의리야? 아니면, 병신 부인 버린 남자 소리 듣기 싫어서 그래?

상도: 그만 하라니까.

유나: 상도 씨도 도리는 했어. 충분해. 내가... 이제 상도 씨를 놔 줄게.

상도: 놔 줘? 그럼 넌 어쩔 건데?

유나: 나 생명보험 들어 둔 거 있어. 우리 결혼할 때, 내가 전에 모아 놨던 돈 가지고 일시불로 완납해 놨어.

상도: 하하... 죽게?

유나: 그래... 죽게.

상도: 쓸데 없는 소리 그만하고, 찌게 끓여 놨어. 밥 챙겨 먹고. 나 일 나간다.

유나: 바빠? 나 죽는 거 안 보고 가냐?

상도: 너 진짜...

유나: 바쁘면 가 봐.

상도: 유나야, 나도 힘 드니까, 좀... 봐주라. 정신 좀 차려.

유나: 내 정신이 어때서? 나 말짱해! 제정신이야! 몸이 병신이라고 정신까지 병신이 된 줄 알아?

상도: 휴... 제발... 유나야.

유나: 뭐가 제발이라는 거야. 꺼져! 나가!

상도: 저녁에 좀 늦게 들어올 수도 있어.

유나: ...

상도: 밥 챙겨 먹고 있어.

유나: 들어 올 거지?

상도: 그래. 그리고, 유나야... 산보라도 좀 해. 햇볕도 쐬고. 기분 전환도 좀 하고.

유나: 이 몰골로? 동네 사람들이 다 놀라겠다.

상도: 모자 쓰고, 마스크도 하고, 그러면 괜찮을 거야.

유나: 미라처럼 온몸을 감싸고 절뚝거리면서? 그렇게 마을을 걸어볼까?

상도: 나 늦었다. 갔다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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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편, 다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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