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ne 29, 2013

펜션 관리자 체험기 2: 과부하

이제 수습 관리자로 일한지 3주가 지났다. 일을 꽤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자만심도 들었다. 이 정도 일 쯤이야 큰 문제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오늘 손님과 소나기가 몰려오면서 큰 코 다쳤다.

우리 펜션은 손님의 체크인 과정이 모텔이나 호텔보다는 복잡하다. 직접 객실까지 안내하고 주의 사항 당부를 하는 데 약 5분이 소요된다. 그런데 손님이 두 팀 이상 오면 뒤에 온 팀이 기다리게 되고, 나는 객실 안내를 나갔기 때문에 프론트에 아무도 없게 된다. 손님의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두 팀 이상을 동시에 응대하다보면 어떤 일을 빼먹기 쉽상이다. 그래서 오늘 한 손님이 열쇠가 없이 복도에서 마냥 대기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걸 잊어버리고 딴 일을 하고 있었다.



또한 우리 펜션에서는 저녁에 바비큐장을 운영한다. 개수가 제한된 테이블을 시간대별로 예약하여 손님들이 약 2~3시간 이용한다. 문제는 손님이 예약한 시간에 오지 않는다는 것이고,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늘 소나기가 내리는 바람에 사용할 수 있는 테이블이 30%나 줄어버려서, 뒷 손님들을 모두 객실에 대기하도록 요청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내 머리에 과부하가 걸려서 어느 손님이 바비큐장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어느 손님에게 대기 요청을 했는지도 잊어버리고, 어떤 손님을 먼저 오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언제 빈 자리가 날지 예측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 오시라고 말씀 드린 손님께 다시 전화하여 대기하도록 요청을 하기도 했다. 과부하, 뒤죽박죽, 시스템 다운, 어리버리, 멍 때리기 상태가 된 것이다. 게다가 체력도 바닥났다. 욕을 바가지로 먹게 생긴 상황인데 다행히 전임자가 상황 파악을 해 주어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되었다.

이 과정을 겪으며 그 동안 오만하게 전임자에게 업무 효율화를 위해 큰 소리치며 절차를 바꿨던 것은 같잖은 일이 되어 버렸다. 과부화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 또는 효율화가 중요한 것이지, 평소에는 일을 어떻게 하든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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