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1, 2012

가수 알리의 노래 '나영이'에 대한 비난에 대한 나의 의견 - 성폭행 피해 사실을 숨겨서는 성폭행을 근절할 수 없다

2011년에 내가 알게된 최고의 가수라고 생각하는 알리가 신곡 '나영이'로 인해 요즘 비난과 공감을 동시에 받고 있다. 나는 이 글에서 이 사태를 나름대로 정리해 보고, 알리를 비난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 글의 핵심은 이렇다. '나영'은 가명이므로 노래 '나영이'는 성폭행 피해자의 신원을 밝힌 것이 아니고, 이 노래는 피해자를 공격하자는 의도가 아니라 위로하는 것이며, 성폭행 피해 사실을 덮어두는 것은 그 의도와는 무관하게 피해를 확대할 뿐이며, 성폭행 피해자가 스스로 챙피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사회 인식은 비인간적이라는 것이다.

조두순 사건
조두순 사건은 2008년 12월에 대한민국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한 교회 안의 화장실에서 조두순이 8세 여아를 강간 상해한 사건이다.
출처: http://ko.wikipedia.org/wiki/%EC%A1%B0%EB%91%90%EC%88%9C_%EC%82%AC%EA%B1%B4
이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는 가명이다.

가수 알리의 노래 '나영이'의 내용
이 노래의 가사는 여자 아이의 고통에 대한 묘사와 위로가 주 내용이다. 성폭행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가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제목이 '나영이'이므로 성폭행 당한 사람의 고통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래 가사 전문: http://qlcanfl.tistory.com/1191
* 위 포스트의 6번째 줄에 있는 '알리-나영이' 가사 전체 보기를 클릭

비난의 내용
이 노래에 대한 모든 비난의 글을 조사하지는 않았고 그럴 가치도 느끼지 못했지만, 몇 가지 글을 볼 때 비난의 핵심은 다음과 같은 것으로 여겨진다.
- 부적절한 소재
피해자 '나영'의 동의 없이 가수 알리가 나영이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된 노래를 만들어 피해자가 끔찍한 고통의 기억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 부적절한 가사
가사 중에 매춘을 연상케하는 내용이 있으며 피해자를 부당하게 비난했다는 것이다.
문제의 가사 내용: 청춘을 버린 채 몸 팔아 영 팔아 빼앗겨버린 불쌍한 너의 인생아

비난의 글 예: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305245
http://qlcanfl.tistory.com/1191

'나영'의 동의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선 '나영'은 가명이므로 노래를 통해 실제 피해자의 신원을 밝힌 것이 아니다. 혹자는 '나영이' 대신 '조두순 사건 피해 어린이'라는 식으로 명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하는데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 두 가지 모두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

성폭력 피해를 숨기는 것은 성폭력 만연의 원인 중 하나이다.
이 사건을 덮어두는 것이 피해자를 위한 배려라고 많이들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긴 하다. 그러나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성폭행 피해를 숨기기 때문에 성폭행이 만연하고 있다. 성폭행 근절을 위해서는 숨기지 말고 신고와 처벌, 공개적인 비난을 해야 한다.

성폭력 피해자를 더럽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피해자는 주변의 안 좋은 시선을 받기 때문에 더 많은 고통을 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성폭행 피해자를 '더럽혀지고 순결이 훼손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안 좋게 본다. 한국에서(다른 많은 나라도 그렇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정조와 순결을 여자에게 강요해 왔다. 이젠 더 이상 그러지 말자. 결혼한 부부 간에만 정조를 지키면 되며, 그 외 상황에서 여성의 성생활에 대해 남들이 뭐라고 비난하지 말고, 성폭행 당한 사람을 더럽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비난하지 말자.

노래 '나영이'의 소재가 부적절하다는 비난은 부당하다.
정조에 대한 일반적인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성폭력 피해자가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비인간적인 의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성폭력 사건을 숨길 것이 아니라 이런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피해자를 나쁘게 보고 비난하는 주변 사람들 또한 가해자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알리의 노래 '나영이'는 성폭력에 대해 주위를 환기시키고 위로를 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며 부적절한 소재라는 비난은 부당하다.

부적절한 가사라는 비난에 관한 나의 의견
'몸 팔아 영 팔아'라는 부분은 어떤 의미인지 나도 이해할 수 없다. 조두순 사건을 자세히 모르겠으므로 종교적인 내용을 언급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부적절하다는 비난은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이 부분은 노래 전체의 의미를 좌지우지할 만큼 핵심적인 부분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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